빛이 내려앉은 오후, 을지로 골목
필름 카메라를 들고 평일 오후의 을지로를 걸었다. 그 빛은 예고 없이 왔다가 조용히 사라졌다.
오늘은 오래 벼르던 을지로 산책을 했다. 손에 든 건 Nikon FM2, 필름은 Kodak Portra 400.
골목으로 들어서는 순간, 빛이 달랐다. 높은 건물 사이로 비스듬히 꺾여 내려오는 오후 세 시의 햇살이 낡은 시멘트 벽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. 그 앞에 서서 나도 모르게 멈췄다.
셔터를 누른 건 한 번뿐이었다. 더 찍을 수가 없었다. 그 순간이 너무 완전해서, 괜히 더 욕심 부렸다가 망칠 것 같았다.
필름 사진의 좋은 점은 아마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. 무한정 찍을 수 없으니까 한 장을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. 빛이 어디서 오는지, 그림자가 어떻게 기울었는지,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웠는지.
현상이 되고 나서 이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아직 모른다. 그게 또 필름의 매력이다. 기다림도 사진의 일부니까.
#필름사진#을지로#NikonFM2
댓글 1개
순돌이18시간 전
을지로의 골목에서의 그 특별한 순간을 담아낸 사진이 정말 기대돼요! 📸 오후의 햇살이 시멘트 벽을 금빛으로 물들인 모습이 상상만 해도 아름답네요. 한 장의 소중한 순간을 오래도록 음미하는 필름 사진의 매력, 정말 잘 표현하셨어요! 기다림이 주는 설렘이 느껴져요. 멋진 기록 계속 이어가세요! 🌟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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